빅블라인드에 앉아 있으면 버튼이 레이즈하고 스몰블라인드가 폴드하는 장면을 자주 만난다. 이미 1BB를 냈으니 아까워서 콜하고, 플랍에서 체크 폴드로 끝나는 일이 반복되면 이 자리가 칩이 새는 구멍처럼 느껴진다. 반대로 겁이 나서 다 버리면 버튼은 아무 패로나 레이즈해도 블라인드를 가져간다.
빅블라인드 디펜스의 출발점은 가격이다. 버튼이 2.5BB로 열고 스몰블라인드가 폴드하면, 빅블라인드는 승률 27.3%만 있으면 콜 가격이 맞는다. 다만 포지션 없이 플랍 이후를 치면 그 승률을 다 가져오지 못한다. 그래서 가격보다 승률이 넉넉히 높은 핸드와 수딧·연결 핸드는 넓게 막고, 낮은 오프수트 핸드는 가격이 맞아도 버린다.
빅블라인드는 왜 다른 자리보다 싸게 콜할까?
빅블라인드는 핸드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1BB를 팟에 넣었다. 버튼이 2.5BB로 레이즈하면 다른 자리는 2.5BB를 새로 내야 들어가지만, 빅블라인드는 차액 1.5BB만 더 내면 된다. 게다가 스몰블라인드가 폴드하며 남긴 0.5BB도 팟에 있다. 프리플랍에서 빅블라인드는 마지막에 행동하므로, 콜하면 뒤에서 누가 다시 올리는 일 없이 바로 플랍을 본다.
콜에 필요한 승률은 「콜할 금액 ÷ 콜한 뒤의 최종 팟」으로 구한다. 2.5BB 오픈이라면 콜할 금액 1.5BB, 최종 팟은 버튼 2.5BB + 빅블라인드 2.5BB + 스몰블라인드 0.5BB로 5.5BB다. 1.5 ÷ 5.5 = 27.3%다. 계산 원리는 팟 오즈로 콜과 폴드를 가르는 방법과 같고, 빅블라인드는 이미 낸 1BB 덕분에 숫자가 유난히 낮게 나온다.
아래는 스몰블라인드가 폴드했을 때 오픈 크기별 필요 승률이다. 레이크(매장·사이트가 떼는 수수료)는 넣지 않았다.
| 오픈 크기 | 필요 승률 | 빅블라인드 앤티 1BB가 있을 때 |
|---|---|---|
| 2BB (민레이즈) | 22.2% | 18.2% |
| 2.2BB | 24.5% | 20.3% |
| 2.5BB | 27.3% | 23.1% |
| 3BB | 30.8% | 26.7% |
| 4BB | 35.3% | 31.6% |
토너먼트에서 흔한 빅블라인드 앤티(빅블라인드가 테이블 전체 앤티를 한 번에 내는 방식)가 붙으면 팟이 1BB 커져 필요 승률이 4%포인트 안팎 더 내려간다. 토너먼트 빅블라인드가 캐시게임보다 넓게 막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앞에서 콜한 사람이 있을 때도 팟에 쌓인 칩이 늘어 가격은 좋아진다. 다만 상대가 둘이 되면 같은 핸드의 승률도 함께 내려가고, 플랍 이후 두 사람 사이에 끼여 치게 되므로 가격만 보고 넓히기는 어렵다.
가격이 맞는데도 72o를 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격표만 보면 빅블라인드는 거의 모든 핸드로 콜해야 할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계산해 보면 그렇다. 버튼이 넓게 연다고 가정하고, 그 레인지를 상대로 빅블라인드 핸드의 프리플랍 승률을 직접 계산했다.
가정한 버튼 오픈 레인지는 모든 페어, 모든 에이스, K2s 이상과 K8o 이상, Q4s·Q9o 이상, J6s·J9o 이상, T6s·T9o, 96s 이상, 98o, 85s 이상, 87o, 75s, 64s 이상, 54s, 53s, 43s로 전체 핸드의 44.5%다. 솔버가 정한 값이 아니라 홀덤펍과 온라인에서 버튼이 흔히 여는 넓이를 가정한 것이다. 핸드마다 보드를 20만 번 깔아 끝까지 돌린 결과다.
| 빅블라인드 핸드 | 버튼 레인지 상대 승률 | 2.5BB 가격(27.3%)과의 차이 |
|---|---|---|
| K7o | 44.1% | +16.8 |
| T7s | 41.6% | +14.3 |
| 65s | 39.0% | +11.7 |
| 96o | 36.1% | +8.8 |
| 83s | 35.0% | +7.7 |
| T4o | 34.5% | +7.2 |
| 72o | 30.1% | +2.8 |
가장 약한 핸드로 꼽히는 72o도 가격보다 승률이 높다. 그런데도 72o를 콜하는 것은 손해다. 30.1%는 다섯 장 보드를 모두 보고 쇼다운까지 간다고 쳤을 때의 숫자이기 때문이다.
실제 판에서는 플랍과 턴, 리버마다 베팅이 나온다. 빅블라인드는 포지션이 없어서 매 라운드 먼저 행동하고, 버튼이 베팅하면 72o는 승률이 남아 있어도 폴드하게 된다. 이렇게 가진 승률 가운데 실제로 가져오는 몫을 승률 실현(에퀴티 리얼라이제이션)이라고 한다. 포지션 없는 쪽은 대부분의 핸드가 승률을 덜 실현하고, 맞아도 크게 이기기 어려운 중간 세기 핸드가 특히 덜 가져온다. 버튼 쪽은 반대로 마지막에 행동하며 상대가 체크하면 공짜 카드를 보고, 약하면 베팅으로 팟을 가져간다.
가격이 맞는 것과 콜해서 이익이 나는 것은 다르다. 72o는 승률이 가격보다 2.8%포인트밖에 높지 않아서, 실현하는 몫이 조금만 줄어도 가격 아래로 떨어진다. K7o는 16.8%포인트 여유가 있어 플랍 이후 꽤 손해를 봐도 버틴다.
실현되는 정도는 핸드 모양에 따라 다르다. 수딧 핸드는 같은 숫자의 오프수트 핸드보다, 연결된 핸드는 떨어진 핸드보다 승률을 잘 가져온다. 플러시와 스트레이트 드로우가 생겨 플랍에서 버틸 이유가 많고, 완성되면 큰 팟을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표에서 83s(35.0%)와 T4o(34.5%)는 승률이 비슷하지만, 수딧인 83s가 플랍 이후 버틸 장면이 더 많다. 플랍에서 먼저 행동하는 불리함을 줄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체크레이즈를 쓸 수 있는 보드를 알아 두는 것이다.
누가 열었는지에 따라 막는 핸드는 어떻게 달라질까?
같은 2.5BB 오픈이라도 버튼이 연 것과 언더 더 건(UTG, 프리플랍에서 가장 먼저 행동하는 자리)이 연 것은 전혀 다르다. 앞자리는 뒤에 남은 사람이 많아서 좋은 핸드로만 연다. 비교를 위해 UTG가 66 이상, A9s 이상, KTs·QTs 이상, JTs, T9s, 98s, ATo 이상, KJo 이상(전체의 13.4%)으로 연다고 가정하고 같은 계산을 했다.
| 빅블라인드 핸드 | 버튼 레인지 상대 | UTG 레인지 상대 |
|---|---|---|
| AJo | 59.8% | 48.6% |
| A4o | 48.1% | 37.8% |
| K7o | 44.1% | 32.5% |
| J8o | 40.4% | 31.6% |
| 65s | 39.0% | 34.4% |
| 22 | 46.5% | 40.5% |
| 72o | 30.1% | 26.0% |
상대 레인지가 좁아지면 높은 카드 오프수트 핸드가 가장 크게 무너진다. K7o는 버튼 상대로 44.1%였지만 UTG 상대로는 32.5%로 11.6%포인트 떨어졌다. 65s는 4.6%포인트만 떨어졌다. UTG 레인지에는 AK, KQ, KJ처럼 K7o보다 킥커가 높은 킹이 많아서, 플랍에 킹이 떨어져도 K7o는 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같은 카드를 쥐고 킥커에서 밀리는 상태를 도미네이트됐다고 한다. 65s는 상대 레인지의 높은 카드와 겹치지 않아서 이런 손해가 적고, 스트레이트나 플러시가 맞으면 상대의 강한 페어에서 큰 팟을 가져온다.
72o는 UTG 상대로 26.0%가 되어 2.5BB 가격(27.3%) 아래로 내려간다. K7o, J8o 같은 핸드는 숫자로는 아직 가격 위에 있지만 여유가 5%포인트 안팎이라, 포지션 없이 도미네이트 위험까지 안고 치기에는 남는 몫이 거의 없다. 앞자리 오픈에는 오프수트 킹·퀸부터 버리고, 페어와 수딧 연결 핸드를 남기는 쪽이 계산과 맞는다.

레인지 표를 볼 때도 이 차이를 알고 보면 쓰임이 달라진다. 빅블라인드 디펜스 표가 오픈 자리별로 따로 나오는 이유이고, 프리플랍 레인지 차트를 읽는 법에서 표의 색과 비율을 실전 판단으로 옮기는 방법을 다룬다.
오픈 크기가 커지면 어디부터 버릴까?
필요 승률은 오픈 크기를 따라 올라간다. 민레이즈(2BB)라면 22.2%로 거의 모든 핸드가 가격 위에 있고, 4BB라면 35.3%다. 버튼 레인지 상대 승률표에 대 보면 4BB 오픈에서는 96o(36.1%)가 가격과 거의 같아지고, 83s(35.0%)와 T4o(34.5%)는 가격 아래로 내려간다.
버릴 순서는 앞 절과 같다. 오프수트이고 떨어진 핸드가 먼저 나가고, 수딧·연결 핸드와 페어가 오래 남는다. 크기가 커지면 팟도 커져서 플랍 이후 베팅 하나하나의 무게가 늘어나는데, 이때 승률을 덜 실현하는 핸드의 손해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2.5BB 오픈을 기준으로 익힌 디펜스 범위를 3~4BB 오픈이 흔한 판에 그대로 가져가면 넓어진다. 필요 승률이 3BB에서 3.5%포인트, 4BB에서 8.0%포인트 올라가기 때문이다. 반대로 토너먼트에서 빅블라인드 앤티가 있는 판에 민레이즈를 받으면 필요 승률이 18.2%까지 내려가므로, 평소 버리던 핸드도 콜 후보에 들어온다.
콜 대신 3벳할 핸드는 무엇일까?
막는 방법은 콜만 있는 것이 아니다. 빅블라인드에서 리레이즈(3벳)하면 포지션이 없는 불리함을 팟이 커지기 전에 정리할 수 있다. 버튼이 폴드하면 그 자리에서 팟을 가져오고, 콜하면 내가 주도권을 쥔 채 플랍을 본다.
3벳 후보는 두 부류다. 하나는 AA, KK, QQ, AK처럼 버튼의 넓은 레인지보다 크게 앞서는 핸드다. 이런 핸드로 콜만 하면 버튼의 약한 핸드에서 받을 칩을 놓친다. 다른 하나는 A5s~A2s 같은 낮은 수딧 에이스다. 콜하기에는 플랍 이후 애매하지만, 에이스를 쥐고 있어 상대가 AA나 AK를 가질 확률이 줄고, 콜을 받아도 플러시와 낮은 스트레이트로 이길 길이 남는다.
나머지 중간 핸드는 콜로 막는 편이 낫다. KJo, QTs 같은 핸드로 3벳하면 버튼이 더 강한 핸드로만 콜하거나 다시 올려서, 오히려 도미네이트되는 판을 만든다. 3벳 이후 플랍에서 스택과 팟의 비율로 판단하는 방법은 3벳 팟 운영을 다룬 글에 이어서 정리했다.

빅블라인드에서 레이즈를 받으면 무엇부터 확인할까?
빅블라인드 디펜스는 핸드 순위표를 외우는 일보다, 레이즈를 받은 순간 몇 가지를 차례로 묻는 일에 가깝다.
누가 열었는가? 버튼이나 컷오프인가, 앞자리인가?
몇 배로 열었는가? 그 크기라면 필요 승률은 몇 %인가?
내 핸드는 수딧인가, 연결됐는가, 페어인가? 상대 레인지의 높은 카드에 도미네이트되는가?
콜했을 때 플랍에서 체크한 뒤 어떤 보드라면 계속 칠 것인가?
마지막 질문에 답이 없다면 가격이 맞아도 그 핸드는 콜하지 않는 편이 낫다. 같은 원리로 다른 자리의 판단을 정리한 글은 중급자 가이드 모음에 있다.

